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단식
생명살림자연의학 ( 4 )
 
고재섭
 온난화의 영향인지 올해는 봄이 일찍 왔습니다.
 
산에 들에 파릇파릇한 기운이 눈에 띄기 시작하면 저희 집은 들뜨기 시작합니다. 봄날의 대청소 단식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겨우내 묵지근하게 쌓인 몸의 찌꺼기를 털어내고 싱그러운 봄기운을 몸과 마음으로 맞이할 생각에 아내는 언제부터 단식할 거냐고 성화입니다. 지난 3년 동안 봄 가을에 걸쳐 단식을 함께 해온 팔당생명살림 생협 회원들도 봄철 대청소를 함께 하자고 조르기 시작합니다.  

올해도 저희 회원들은 부활절을 앞두고 일제히 단식에 들어갔습니다. 처음 10여명으로 시작한 단식이 지난해에는 육칠십 명을 넘어섰는데 올해는 모두 알아서 스스로 단식을 하기 때문에 함께 단식을 한 수가 얼마나 되는지 모릅니다. 이렇게 많은사람이 단식을 하는데 단식을 하는 이유는 저마다 다릅니다. 날씬한 몸을 만들어 예쁜 니트 옷을 입고 싶어하는 분도 있고 심장질환 등의 지병을 치료하고 싶은 분도 있습니다. 또 명료하고 또렷한 의식과 넘치는 활력을 얻고자 하는 분도 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 시작했건 단식은 날씬한 몸도 만들어주고 건강도 지켜주며 충만한 에너지도 안겨줍니다.  

이렇게 좋은 단식이지만 단식을 처음 듣는 분들은 대개 음식을 끊는다는 것에 대해 무척 두려워합니다. 대부분 한두 끼 굶으면 큰일날 것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마는, 한 번 단식을 하고 나면 별거 아니구나 하고 두번째 단식을 기다리는 분이 많습니다. 고진감래라고나 할까요, 어려움을 스스로 극복해내었던 자신감 때문에 다시 도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제 부모님은 일흔이 넘으셔서 처음 단식을 하셨습니다. 부모님 모두가 단식을 무척 두려워하셨는데(위 표현처럼 한두 끼 굶으면 큰일나는 걸로 생각하셨기 때문에) 하루는 저희 집에 오셔서 아내가 아침 일찍부터 저녁까지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단식하는 것을 보시고는 걱정 반 놀라움 반으로 물으셨습니다. 아내는 “단식 하나도 제대로 못하면서 제가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치나 하는 생각으로 단식을 하고 있어요.” 하였습니다. 부모님은 고향으로 가시자마자 곧바로 7일 단식에 들어가셨습니다. 부모님으로부터 단식한다는 전화를 받고는 얼마나 기뻤던지요. 저는 너무나 감격하여 “어머님 아버님, 정말 잘하셨어요. 저희 자식들에게 가장 큰 선물을 주셨어요” 하고 말씀드렸습니다. 7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몸을 청소하셔서 그 효과도 놀라워서, 어머님은 만나는 사람마다 도대체 어떤 일이 있어서 피부가 그렇게 하얘지고 몸도 날씬해졌냐는 인사를 받고 있다고 더없이 좋아하셨습니다.  

단식은 하면 할수록 점점 쉬워집니다.  

맨 처음의 단식은 몸 안에 독소가 가득 차 있는 상태에서 하게 되므로 독소의 배출 반응이 심해 가장 어렵습니다. 이 때는 몸에서 독소가 다량으로 빠져 나오기 때문에, 부부처럼 가까이 지내는 사람끼리는 첫 단식하는 사람의 몸에서 거의 시궁창 냄새를 맡을 정도입니다. 이런 독소 배출 반응은 단식 회수가 거듭될수록 줄어들게 되는데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몸이 점차 깨끗하고 순수해지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사실 단식은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자연 속의 동물들을 관찰하면 매 끼니를 꼬박꼬박 챙겨 먹는 것이 오히려 부자연스럽습니다. 동물들은 인간처럼 때(끼니)를 꼬박꼬박 지키지 않습니다. 또한 아프면 스스로 알아서 단식을 합니다. 오직 인간 만이 스스로 때를 정해 놓고 그 때를 놓치면 건강에 큰일날 것처럼 삽니다. 야생동물들에게 인간은 게걸스럽고 탐욕스런 동물로 보일 것입니다.  

몸을 정화시키는 단식은 7일 단식입니다.  

몸에 큰 스트레스를 주는 생수단식보다 과일과 채소의 해독작용과 영양분을 함께 이용하는 생즙단식이 훨씬 안전하고 효과적입니다. 특히 봄에는 생명력을 가득 담은 봄나물들이 많으므로 생즙단식의 적기입니다. 단식은 몸과 마음을 모두 쉴 수 있는 전문 단식원에 들어가서 하면 물론 좋지만, 집에서 가사일을 하면서 또는 직장에 다니면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바쁜 일상 생활이 먹을 것에 대한 관심을 줄여주어서 오히려 유리한 점이 있습니다.  

단식은 혼자 하는 것보다는 함께 하면 서로 격려도 되고 훨씬 재미있게 할 수 있습니다. 7일중 중간중간 함께 모여 단식의 경험을 나누고 격려하면서 한층 깊은 정화의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의 유혹이 얼마나 질긴지 그리고 음식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몸과 마음으로 깊이 충분히 느끼실 것입니다.

‐ 이 원고는 2007년 “참소중한 당신”에도 연재되었던 기사입니다.

고재섭 기자는 우리 약초와 안전한 먹을거리에 관한 깊은 관심과 연구에 힘쓰고 있습니다. 현 생명살림 자연의학연구원 원장.
 
기사입력: 2008/05/05 [12:31]  최종편집: ⓒ 남양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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