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음식을 먹을까?
생명살림자연의학 (7)
 
고재섭
 팔당의 유기농업 현장에서 일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견학을 하러 오신 분들에게 유기농업에 대해 설명을 하면서 제가 꼭 물어보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그런데 음식이 우리에게 어떤 도움을 주기 때문에 음식을 먹어야 하는 것일까요?” 이 질문을 받으면 여기저기서 “우리 몸을 움직이는 데 필요한 에너지인 칼로리”를 주기 때문이라고 답을 합니다.

“그렇습니다. 자동차가 굴러가기 위해서는 연료가 필요하듯이 우리가 움직이기 위해서는 그 연료인 음식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음식을 먹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또 하나 있습니다. 칼로리만큼이나 중요한 이유일 수 있는데 그것이 무엇일까요?”

이렇게 재차 물으면 제대로 답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견학을 안내하면서 많은 분들에게 이 질문을 하였지만 맞게 답하는 분은 극히 드물었습니다. 심지어는 해외에서 찾아오는 대학생들도 어려워하였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음식과 관련하여 매스콤을 통해 밤낮으로 듣는 얘기가 대부분인지라 “음식=칼로리”라는 등식에 세뇌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완전한 음식, 완전한 몸

음식은 우리 몸이 활동하는 칼로리를 줄 뿐만 아니라 “우리 몸을 구성하는 재료”가 됩니다.

우리 몸은 매일같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날마다 머리카락이 빠져 나가고 그 자리에 새로운 머리카락이 자라납니다. 손톱 발톱도 길어져서 잘라주면 새롭게 생겨납니다. 세포도 죽으면 각질이 되어 떨어져 나가고 그 자리를 새로운 세포가 채우게 됩니다. 이렇게 겉의 몸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 안의 위, 간, 심장, 뇌, 콩팥, 폐 등 모든 기관이 새로운 세포로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매순간 바뀌는 세포, 조직, 기관은 무엇으로 만들어질까요? 그렇습니다. 바로 음식입니다. 우리가 음식을 제대로 먹지 않으면 우리 몸을 제대로 만들 수 없습니다.

우리는 칼로리만으로는 살 수가 없습니다. 초콜릿은 등산할 때 비상식품으로 이용될 정도로 칼로리가 높지만 매일 초콜릿만 먹고는 건강을 유지할 수가 없습니다. 초콜릿으로는 우리의 머리카락, 손톱을 제대로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몸을 제대로 만들어낼 수 있는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먹고 있는 대부분의 음식들은 우리 몸을 이루는 재료가 결핍된 음식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음식을 내어주실 때에는 완전한 몸을 이루어 완전한 건강을 누릴 수 있는, 완전한 음식을 주셨습니다. 예전에는 누구나 다 이 완전한 음식의 혜택을 누렸습니다. 그러나 산업화로 인해 인구가 도시에 집중되고 음식의 생산지와 떨어지면서 음식이 변질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완전한 음식이 상하기 쉽다는 이유로 우리 몸을 구성하는 재료가 담뿍 담긴 껍질을 벗겨내고, 유통 기한을 늘리기 위해 독성 약을 뿌리고, 소비자의 눈과 코와 입을 끌기 위해 각종 독성 첨가제를 더하게 된 것입니다. 칼로리는 풍부하지만 몸을 만드는 재료는 결핍된, 독성 물질을 함유한 괴물이 어느 틈엔가 슬그머니 우리 식탁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충치가 말해 주는 것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만성 질환의 문제는 바로 이 “결핍된” 음식에서 비롯됩니다. 이를테면 칼슘과 골다공증, 철분과 빈혈, 마그네슘과 심장 질환이 관련되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심지어 충치의 문제도 양치질의 부족이나 세균의 감염이 아닌 영양결핍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결핍된 음식이 이빨을 제대로 만들어주지 못하기 때문에 충치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미국 클리블랜드의 치과의사인 웨스터톤 프라이스 (1870‐1948) 박사는 치주염으로 자신의 아들을 잃고 난 후에 건강한 치아를 갖추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깊이 고민하였습니다. 이상하게도 미국에서 발굴되는 인디언 유골들은 하나같이 이빨이 깨끗한데 매일 심지어 하루 세 번씩이나 이빨을 닦고 있는 문명화된 미국인은 이빨이 성한 사람을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프라이스 박사는 이 문제를 풀고자 카메라를 메고는 남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오세아니아 등 전세계를 누비며 원주민을 만나보고 이빨 사진을 찍으면서 그 이빨 건강의 원인을 조사하였습니다. 놀랍게도 전세계 어디를 가든지 원주민들은 하나같이 충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곧은 이빨과 건장한 신체, 좋은 용모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프라이스 박사는 이처럼 빼어난 신체 조건을 갖춘 원주민들도 서구의 가공식품이 들어오면서 이빨이 나빠지고 골격이 퇴행되는 것을 보고서 그 원인이 음식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연의학적인 입장에서 보면 충치는 단지 이빨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빨은 “몸 밖으로 드러난 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빨이 상해 있으면 몸 안의 뼈도 그렇게 상해 있다는 뜻입니다. 이빨을 만들어주는 재료를 음식에서 취하지 않기 때문에 이빨이 퇴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충치의 예에서 보듯이 만성질환이라면서 현대 의학으로 고치기 힘든 질환도 그 원인은 음식에 기인하고 있으며 이러한 면에서 만성질환이란  “고칼로리 영양결핍증”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연의학에서 “음식을 통째로 먹어라”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 몸의 재료를 만들자면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과 같은 3대 영양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칼슘, 인, 마그네슘, 칼륨 같은 무기질과 비타민도 필요합니다. 음식을 고루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리 과정 중에 껍질이나 뿌리, 내장, 뼈 등을 잘라내어 버림으로써 결핍된 음식을 만들지 않아야 합니다.

피타고라스는 “적의 무기로 죽어가는 사람보다 자신의 이빨로 무덤을 파는 사람이 더 많다”고 하였습니다. 그 당시 사람들의 과식을 빗대어 한 말이었지만 가공식품이 범람하고 있는 오늘날에 더욱 귀기울여 들어야 할 경고인 듯 합니다.

       (이 글은 2007년 “참소중한당신”에도 게재되었습니다)

고재섭 기자는 우리 약초와 안전한 먹을거리에 관한 깊은 관심과 연구에 힘쓰고 있습니다. 현 생명살림 자연의학연구원 원장.
 
기사입력: 2008/06/13 [11:04]  최종편집: ⓒ 남양주뉴스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