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날로 음식을 먹어야 하나
생명살림자연의학 (8)
 
고재섭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독자님께 한 가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이 글을 읽기 전에 드신 식사를 기억해 보십시오. 드신 음식 중에 익히지 않은, 날로 된 음식이 어느 정도나 되었습니까? 

짧은 조리시간으로 손쉽게 먹을 수 있는 가공식품의 발달과 화식(火食)에 길들여진 입맛 탓에, 날로 된 음식은 우리 식탁에서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날로 된 음식”을 보통 생식(生食)이라고 칭하는데 저는 의도적으로 생식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생식이라고 하면 원래 의미하였던 자연 그대로의 “날로 된 음식”을 생각하기보다 상품광고로 인해 건조하게 가루 내고 포장해 놓은 상업화된 제품을 먼저 떠올릴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화식( 火食)의 폐해

우리의 몸은 화식에 더 익숙할까요, 아니면 날로 된 음식에 더 익숙할까요? 1930년대에 스위스의 과학자 카우차코프는 식사와 몸 안의 백혈구 수와의 상관관계에 대해 조사를 하였습니다. 백혈구는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감기에 걸리거나 상처가 나거나 하면 외부에서 침입한 이물질을 물리치기 위해 그 수가 증가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백혈구의 수치는 병원 검사의 중요한 항목이기도 하지요. 카우차코프 박사는 놀랍게도 화식을 하면 백혈구증가증(leucocytosis)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인체가 화식을 이물질로 간주하여 면역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날로 된 음식을 먹을 때 인체는 백혈구증가증을 일으키지 않았습니다.

화식의 해로움을 과학적으로 조사하고 경각심을 일깨운 또 한사람의 과학자로 미국의 프란시스 포텐저 박사를 들 수 있습니다. 박사는 고양이의 부신을 수술로 제거하고는 부신호르몬제를 투여하면서 인체에 적용할 적정량을 찾고 있었는데, 고양이가 수술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자주 죽어버리자 어떻게 하면 건강한 고양이를 키울까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박사는 고양이에게 날로 된 음식을 먹이고 나서  고양이의 건강이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흥미를 느낀 박사는 고양이를 두 그룹으로 나눠 각각의 그룹에 익힌 음식과 날로 된 음식을 주면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3대(代)에 걸쳐 연구하였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날로 된 음식을 먹은 고양이는 날이 갈수록 건강해진 반면 화식을 한 고양이는 갖가지 질병에 시달렸습니다. 폐렴, 근시, 갑상선병, 신장염, 고환염, 난소염, 관절염, 그 외 많은 퇴행성 질환을 앓았을 뿐만 아니라 그 영향이 대를 이어 내려갔습니다. 화식을 한 고양이는 점점 허약해져 4대째에 이르러 모두 죽어버렸고 결국 실험은 10년 만에 끝나고 말았습니다.

날로 먹는 이점

화식은 죽은 음식에 비유됩니다. 음식을 익히면 수용성 비타민(비타민b와 c)의 97%가 파괴되고 지용성 비타민(비타민 a,d,e와 k)은 40%까지 파괴됩니다.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미네랄은 열에 의해 변성되어 영양가치가 크게 떨어집니다. 게다가 특히 각종 영양소를 이용하여 우리가 숨쉬고 음식을 소화시키고 몸을 활동케 하는 중요한 일꾼인 효소가 사라지게 됩니다. 효소는 열에 약해 48oc 이상이면 죽어버립니다.

우리 인체를 자동차에 비유한다면 화식은 또한 저질 연료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엔진이 좋아도 저질 연료를 넣으면 연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그을음이 생기면서 결국은 엔진을 망가뜨리고 말겠지요. 인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익힌 음식을 먹으면 동맥은 유연성을 잃고 신경은 자극을 전할 능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인체 전체의 조직이 퇴화하면서 빨리 늙게 됩니다. 날로 된 음식의 치료효과는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감기 몸살 편도선 비염 알레르기 변비 소화불량 등에 자주 걸리거나 암 당뇨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이 있는 분들은 날로 된 음식에서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도교에서는 불로장생의 비결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날로 된 음식은 에너지 효율이 좋아서 덜 먹어도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을 채워줍니다. 날로 된 음식 속에는 깨끗하고 순수한 천연의 물, 질 좋은 영양소, 섬유질 등이 잘 균형을 갖추고 있고 소화에 필요한 효소가 듬뿍 담겨 있습니다.

날로 된 음식은 비만 때문에 고민하는 분에게도 희소식입니다. 쉽게 체중을 줄일 수 있는 비결은 효소의 활동입니다. 예를 들어 리파제는 지방 분해효소인데 날로 된 음식에 가득 들어 있습니다. 리파제는 에너지를 얻기 위해 지방을 태우면서 지방 분해 및 소화를 돕습니다. 리파제는 몸 전체의 지방을 쪼개고 용해하는데 리파제가 없으면 지방이 정체되어 엉덩이 넓적다리 배 등에 축적됩니다. 그래서 돼지를 키우는 농가에서는 돼지들을 더 살찌게 하기 위해 감자를 익혀서 먹인다고 합니다.

날로 된 음식은 환경에도 커다란 도움을 줍니다. 날로 음식을 먹으면 조리하는 데 필요한 화석 연료를 덜 캐내게 되고, 식품 가공에 드는 에너지와 각종 포장재를 줄일 수 있습니다. 대기의 이산화탄소도 그만큼 줄게 되어 지구 온난화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식사 준비에 들이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간단한 설거지로 물절약이 될 뿐만 아니라 물의 오염을 덜게 되며, 남은 음식도 생분해가 잘되므로 먹지 못하는 부분은 바로 퇴비장으로 보내 자연으로 되돌려 보낼 수도 있지요. 

갑자기 식단을 바꾸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식사를 준비할 때 날로 된 음식의 비중을 차츰 높여가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요즘은 어느 계절보다도 채소가 많이 나기 때문에 식탁을 날로 싱그럽게 채울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그러면서 식사할 때는 가능하면 날로 된 것을 먼저 드십시오. 날로 된 음식을 많이 먹을수록 그만큼 화식을 덜 먹게 되니까요. 

                              (이 글은 2007년 “참소중한당신”에도 게재되었습니다)
고재섭 기자는 우리 약초와 안전한 먹을거리에 관한 깊은 관심과 연구에 힘쓰고 있습니다. 현 생명살림 자연의학연구원 원장.
 
기사입력: 2008/07/03 [22:30]  최종편집: ⓒ 남양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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