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인 몸과 마음
생명살림자연의학(12)
 
고재섭
 얼마 전에 일흔 된 한 여성분이 연구원에 찾아오셨습니다.
 2년 전에 대장암 수술을 받고는  수술한 병원에서 최근에 정기 검진을 받았다고 합니다. 검진 중 의사 선생님이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항암제를 처방해 주었는데 그 약을 먹으니 손과 발에 각질이 생기고 입이 마르면서 음식이 넘어가지 않아, 의사 선생님을 다시 찾아갔다고 합니다. 아무리 해도 약을 먹지 못하겠다고 했더니 그 의사선생님이 “그렇다면, 포기하세요!” 하고 버럭 소리를 지르더랍니다. 이 여성 분은 너무나 놀라서 더 이상 그 병원을 찾지 않고 서울에 있는 큰 병원을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다시 검진을 받았는데, 여기서는 항암제를 먹지 않아도 된다는 진단이었습니다. 우리 나라 최고의 병원으로 손꼽히는 이 곳에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였지만 이 여성분은 계속 우울 증세에 시달려 신경안정제를 복용하고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하는 내내 손은 가볍게 떨리고 있었고 목소리는 뱃속에서 나오지 못하고 가슴에서 겨우 맥없이 흘러나왔습니다. 머리 속에 만들어진 죽음의 짙은 먹구름이 그분의 매일매일의 삶을 불안하고 어둡게 가리고 있었습니다.

마음의 거울인 몸

우리 모두가 경험하듯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단지 바이러스나 세균만이 아닙니다. 배우자나 가족과의 갈등, 실연, 실직과 같은 경제적 타격,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억울한 소송과 같은 심리적인 갈등 들도 우리의 건강에 위협 요소가 됩니다. 마음도 우리의 몸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죠.  

2차 세계 대전 중 헨리 비처라는 의사는 부상당한 환자들에게 줄 모르핀이 부족하자 환자들에게 얘기하지 않고 대신 생리 식염수를 주사하였는데 놀랍게도 식염수만으로도 많은 환자들의 통증을 가라앉힐 수 있었습니다. 이를 플라세보 효과(가짜약 효과)라고 이름 붙인 비처는 연구를 계속하여 플라세보가 실제 약의 35%까지 효과가 있음을 밝혔습니다. 래리 도시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심장발작은 일주일 중 월요일에 가장 많이 일어나고 아침 9시에 발생율이 가장 높다고 합니다. 또한 12개월간 담배를 피운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률이 두 배나 높지만 스스로 자신의 건강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의 건강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에 비해 무려 7배나 사망률이 높다고 하였습니다. 

우리의 뇌는 현실과 상상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행복했던 시절을 생각하면 저절로 몸이 이완되면서 입가에 미소가 피어나고 몹시 화가 난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가빠오며 혈압이 오르게 됩니다. 먹기 싫은 음식을 먹으면 목구멍에 걸리고, 억울한 일을 당하면 홧병으로 몸져 눕게 되지요. 레몬을 이야기하고 있으면 레몬이 실제로는 없는데도 불구하고 입 안에 침이 고입니다. 심지어 천식 환자는 장식용 인조꽃만 보아도 발작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우리의 몸은 이렇게 우리의 정서나 마음가짐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대학 시절 교수님으로부터 들었던 말씀이 지금도 제 뇌리에 생생합니다. 교수님은 어린 시절, 안경 쓴 사람을 멋있다고 생각해서 자신도 안경을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러한 생각을 품자마자 눈이 급속하게 나빠지더랍니다. 교수님은 이 경험을 통해 조물주께서는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들어주시기 때문에 우리는 늘 좋은 것을 생각하고 기대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한편 역으로 우리의 마음은 몸에 의해서 바뀌기도 합니다. 똑바로 서서 가슴을 펴고 깊은 숨을 쉬면서 위를 바라보면 우리의 마음속에도 자신감이 넘쳐나게 됩니다. 웃는 표정을 지으면 우리 마음에도 웃음이 피어나고 슬픈 표정을 지으면 우리 마음에도 슬픔이 자리잡게 됩니다. 노만 커즌스는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불치병에 걸리자 건강을 회복하는 방법의 하나로 웃음을 택했습니다. 자신을 웃게 만드는 영화와 드라마를 보고 그런 책을 읽었습니다. 그러자 통증이 경감되면서 잠을 더 잘 자게 되고 신체적인 증상이 호전되었습니다.  

몸은 마음을 반영하는 거울입니다. 몸을 보면 그 사람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대략은 알 수 있습니다. 비만한 몸으로 “너희는 서로 사랑하라”고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우리는 아무도 떠올리지 않을 것입니다. 저희 동네에 새로 이사 와서 어떤 교회를 선택해야 할지 물어오는 개신교 친구에게 저는 이렇게 얘기해 주었습니다.

“교회를 선택할 때 목사님의 몸을 보게. 영혼이 맑으신 분이면 아마 몸도 맑을 것 같네.”


먼저 마음을 보라

이처럼 몸과 마음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몸을 고치기 위해서는 마음을 보아야 하고 마음을 고치기 위해서는 몸을 보아야 합니다. 아픈 몸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주고 있습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일, 내가 맺고 있는 가족과 이웃과의 관계, 삶과 죽음에 대한 나의 가치관 등 모든 것이 나의 몸에 영향을 줍니다. 그러나 이때 실제의 사건보다는 그 사건에 대한 내 마음의 해석이 내 몸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깊이 깨달아야 합니다. 이현주 목사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들려주셨습니다. 한 마을에 낯선 노인이 혼자 와서 텐트를 치고 살림을 차리자, 어떤 집에서는 자녀들에게 대문 단속을 시키고 어떤 집에서는 자녀들에게 노인께 갖다 드릴 음식이 없는지 찾아보라고 한다고.  

가을 햇살이 비추는 팔당의 들녘에서, 저는 저를 찾아온 그 여성분과 차분히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포기하라”고 말해 당신을 불안에 떨게 만든 그 의사도 실은 당장 내일 자신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사람이라는 것을, 현재 겪고 있는 암에 대한 공포는 결국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 오는 것임을, 죽음을 자신이 믿는 분께 나아가는 길로 생각하는 신앙인들은 죽음을 공포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을, 매 순간 순간에 집중하여 평화와 행복을 느낌으로써 죽음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얘기했습니다. 얘기를 나누는 동안 그분의 떨리던 손은 안정을 되찾고 수심 가득한 얼굴에도 옅은 미소가 떠올랐습니다. 저는 마음의 평화로 그분이 우울증뿐만 아니라 암까지도 극복하시길 기원합니다.


고재섭 기자는 우리 약초와 안전한 먹을거리에 관한 깊은 관심과 연구에 힘쓰고 있습니다. 현 생명살림 자연의학연구원 원장.
 
기사입력: 2008/09/12 [21:06]  최종편집: ⓒ 남양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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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e 09/10/29 [20:21]
“신체는 인격의 구성을 위하여 심령을 발달시키는 유일한 매체이다. ”(음식, 73)
“사람의 정신과 영성은 육체를 통하여 이루어지고 나타나는 것이므로, 정신적 활력과 영적인 힘은 바로 신체적인 힘과 활동에 크게 좌우되며, 신체적인 건강을 증진시키는 일은 곧 건강한 정신과 균형진 품성의 발달을 증진시키는 일이 된다.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누구나, 자신과 이웃, 그리고 창조주 하나님께 대한 그의 의무를 분명하게 이해할 수도, 또 이행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건강은 품성과 마찬가지로 충실히 돌봐야 하며, 생리학과 위생에 관한 지식은 모든 교육적인 노력의 기초가 되어야 한다.”(교육, 195)
몸과 마음을 하나로 보아야 성경을 바로 볼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개신교회는 영혼불멸설에 의하여 몸과 영을 따로 따로 보지요.“ 바른 자세, 안정성 있으며 탄력성 있는 발걸음, 맑은 용모, 흐리지 않은 판단력, 흠없는 숨결-모두가 다 바른 습관으로 이루어진 증명서들이었다. 즉 그것들은 고결성의 표지(標識)로서, 천연은 천연 법칙에 순응하는 사람들에게 그것을 수여한다.”(음식, 28)
“올바른 육체적 습관은 정신력을 탁월하게 만든다. 지적인 능력, 육체적인 힘, 그리고 장수는 불변의 법칙에 의존된다. 이 문제에 관하여는 우연이나 행운이 없다. 천연계의 하나님은 천연의 법을 범하는 결과에서 사람들을 보호하시기 위하여 간섭하시지 않으실 것이다. ”(음식,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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